우리나라는 특히 고용에 대한 경직성이 심하다. 기업은 자유롭게 해고하지 못하고, 역설적이게도 그 결과 미래 잠재적 리스크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쉽게 고용할 수도 없다.
(해고가 자유로우면 기업들도 경제호황기에 더 고용을 늘릴 것이다. 왜냐하면 불황기가 오면 그에 맞춰 해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절대 자선단체가 아니다. 이익 집단임을 명심하자.)
이는 비정규직이라는 제도에서도 뚜렷히 보인다. 현재는 비정규직이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지만, 과거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많이 채용하였다. 왜 일까? 기업들이 우리나라의 노동 경직성에 대응할 수 있었던 방법이 비정규직이라는 비합리적인 일자리를 만들어서 경제 불황이나 내외부의 리스크가 발생하여 고정 비용을 줄여야 할 때 이들을 해고함으로써 대응을 했다.
나는 비정규직이라는 제도를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재취업 지원도 받지 못하고, 퇴직금도 받지 못한다. 이는 한국의 노동 경직성 때문에 생겨난 나쁜 제도이다. 비정규직을 없애고 그 대신 정규직에 대한 고용 및 해고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
과거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평생 직장이 있다고 믿었고, 경제 성장기 급격한 성장을 하며, 기업들은 사업이 성장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채용을 했으며, IMF와 금융위기 등 일시적인 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해고를 할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
현재의 대한민국
하지만 현대의 상황은 다르다. 세계는 예전보다 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한국 경제는 고도 성장기를 지나 안정기(좋게 말하면 안정기, 나쁘게 말하면 침체기)를 겪고 있다. 기업들은 더 이상 채용을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인원을 감축해야 할 필요까지 생겼다.
더군다나 코로나와 같은 리스크가 생겨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악화되어 적자가 생긴다면, 이에 따라 고정 지출을 줄여야 생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다 없어졌다. 즉, 불황기에는 인원을 감축하거나 사업 영업비를 줄이거나 투자를 줄이거나 지출을 줄여야 존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업은 본래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적자 기업은 절대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사회적으로 봤을 때는 고용의 안전성 또한 물론 중요하며,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이 변화하는, 그리고 다가오는 리스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면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기업은 망할 것이며, 그럴 경우 더 큰 사회적(특히 일자리로 인한 실업률) 피해가 생긴다.
한국의 경영상 해고 법적 기준
이른바 ‘정리해고’는 한국 근로기준법상 ‘경영상 해고’에 해당한다. ‘경영상 해고’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해 근로자 일부를 해고하는 것인데, 근로기준법 제24조에 근거해 정당성 판단은 매우 엄격하게 이뤄진다.
1. 해고를 정당화할만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2. 해고 회피 노력을 하여 해고를 최후의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3. 해고 대상자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선정해야 한다.
4. 해고 50일 전까지 해고 사실을 통보하고 근로자들과 성실하게 협의해야 한다.
이 네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경영상 해고가 가능하다.
트위터의 사례만 해도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고 3주 만에 해고가 시작되었으며, 정리해고가 끝난 후 머스크는 해고를 단행한 부문에서의 신규채용 계획을 밝혔다. 한국이었으면, 이는 불법 행위이다.
해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해고 자유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임의고용 제도(Employment at will)가 시행되고 있다.
이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계약 당사자로서 대등한 위치에 있다는 인식에 근거하여, 근로자가 언제든지 일을 그만둘 수 있는 것처럼 사용자도 원칙적으로 언제든지 아무런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기업의 책임과 의무
물론 기업이 마음대로 해고와 고용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에 따른 책임도 다해야 한다. 권리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자신들이 해고한 근로자들이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국가와 함께 일정 기간동안 경제적, 사회적 도움을 줘야 한다.
미국의 경우 철저한 시장경제체제, 그리고 자유에 기반하여 고용과 해고가 굉장히 유연하다. 미국 기업들은 경기가 악화될 것을 예상하여 선제적으로 인원을 감축하기도 한다.
해고가 바로 당일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오전에 메일로 해고를 통보하면 오후에 짐을 싸서 회사를 나가야 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정도까지의 유연성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며 과한 측면이 있다.
분명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이정도의 유연성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의 경직된 고용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앞으로의 생존을 위해. 더이상 철밥통 직장은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고용 관계가 경직될수록(해고가 어려울수록) 통상 근로자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튼튼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한 직장에 얽매일 수밖에 없고, 자기 몸값을 올리기도 어렵다. 채용자 쪽에서도 자연히 많은 인력의 채용은 주저하게 한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적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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